평범한 삶을 살다 나이가 들어 외롭게 노년을 보내고 있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세상을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위대한 독립 영웅의 동상 아래에서
한 젊은이가 화구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심심했던 노인은 벤치에서 일어나 동상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노인이 가까이 다가갔지만 젊은이는 그림 그리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그림을 들여다보고 놀랐습니다.
젊은이는 공원의 풍경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 풍경화 속에 노인의 모습도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노인은 무료하게 앉아만 있는게 아니라
캔버스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젊어 보였습니다.
"젊은이 왜 이런 그림을 그렸나?"
노인이 묻자 젊은이는 풍경화에 마지막 점을 찍으며 대답했습니다.
"너무 쓸쓸해 보이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이런 모습이 더 잘 어울려요."
"그런다고 다 끝난 내 인생이 달라지겠나?"
"그럼요!
이 풍경 속에서 그림을 그리시는 분...사실은 제 훗날이기도 하답니다."
젊은이는 노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하루에 두 시간씩 같이 그림을 그리는게 어떻겠나고..
노인은 처음에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하지만 젊은이의 거듭된 설득으로 노인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삶의 경험도 풍부했기 때문에 삶의 진솔함이 묻어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었습니다.
근력이 약해진 탓에 붓을 잡은 손이 떨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조심스럽게 세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노인은 백한 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22회의 전시회를 열었고 수많은 걸작을 남겼습니다.
그가 바로 사람들이 '미국의 샤갈'이라고 극찬했던
화가 '해리 리버맨'이었습니다.
* * * * * *
죽는 날까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너무 일찍 삶을 정리하지 말자.
긴 세월 동안 정리된 기억들에 미련을 두지 말고
훌쩍 떠나자...
새롭고 활력있는 새 삶이
저기 나래를 펴고 있지 않은가...
하물며 새파란 청춘들..
절망하기엔 너무 이르다.
무슨 일을 하든 청춘들에게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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