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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8개 홈런 코스-구질 분석 '무결점!'

우현훈 2007. 5. 9. 18:15
무결점! 승엽

日 투수 선호 슬라이더-슈트 4개 포함 모든 구질 넘겨
몸쪽- 바깥쪽 골고루 공략… 홈런 방향도 부챗살 형태

8개 홈런 코스-구질 분석  코스 불문, 구질 불문이다. 그를 막을 방법은 단 한 가지, 스트라이크존에서 어림없이 벗어나게 던지는 것뿐이다. 요미우리 이승엽이 `전 방위, 무결점 홈런 타자'라는 것이 올시즌 통계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올해 이승엽이 친 홈런 8개를 구질과 코스, 방향별로 분석해 보면 간단히 드러나는 사실이다. <일러스트=김동욱 기자 diky2023@>
 이승엽은 지난 8일 고시엔구장의 한신전에서 상대 우완 선발 에스테반 얀의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걷어올려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렸다. 올시즌 처음 포크볼을 공략한 홈런이었다.

 원바운드성 포크볼은 사실상 맞히는 것 자체가 힘들다. 치지 않고 볼로 골라내는 것이 최선이다. 대신 어정쩡하게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포크볼은 홈런 타자의 좋은 먹잇감이다. 결국 실투를 놓치지 않고 공략한 이승엽의 눈을 칭찬해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로써 올시즌 이승엽이 홈런으로 연결시킨 구질은 직구(3개)와 슬라이더(2개), 포크볼(1개), 슈트(2개) 등 4가지로 늘어났다. 특히 일본 투수들이 즐겨 쓰는 구질이자 이승엽을 꾸준히 괴롭혀온 슬라이더와 슈트를 4개나 넘겼다는 것이 주목할 대목이다. 이승엽은 두세 단계의 스피드로 나눠 변칙적으로 던지는 몸쪽(우투수), 바깥쪽(좌투수) 슬라이더에 헛스윙이 유독 잦았다. 슈트는 일종의 역회전볼로 왼손투수가 던질 경우 몸쪽으로 날아오다가 막판에 어깨 높이까지 치솟아 올라 이승엽을 깜짝 놀라게 하는 구질이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는 물론 그 반대다. 겨드랑이 근처로 박히거나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이 공도 이승엽의 단골 헛스윙 코스였다. 그러나 올해 이 두 개의 구질을 4개의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공략 코스 역시 고른 편이다. 막힌 타구가 나오기 십상인 몸쪽 낮은 코스를 제외하고 몸쪽,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골고루 공략했다. 홈런 방향도 좌 2개-중 2개- 우 3개-우중 1개로 부챗살이다.

 편식이 심하면 그만큼 상대가 견제하기도 쉽다는 뜻이다. 반면 이승엽처럼 '잡식성 홈런 타자'는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그만큼 쉽다. < 박진형 기자 jinp@sportschosun.com>